이상민 (2007)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에서 두드러지게 부각되는 소비현상 중 하나를 소비의 고급화라고 지적한 바 있다. 즉,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심화된 소득의 양극화 현상이 계층간 소비의 양극화를 낳았고 이것이 다시 소비여력이 있 는 상위계층 주도의 고급소비를 촉발시켰다는 설명이다. 그 렇다면, 고급소비란 무엇일까? 콘사이스 국어사전 (2008)에 의하면, 고급(高級)이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가지는데, 첫 번 째는 ‘물건 따위의 품질이 뛰어나고 값이 비쌈’이란 의미로써 고급 시계, 고급 음식점 등이 그 사례로 설명되어 있다. 두 번 째는 ‘지위나 신분 또는 수준 따위가 높음’이라고 정의되어 있 는데, 그 사례로 고급 과정, 고급 관리, 고급 인력 등이 제시되 어 있다. 그렇다면 어휘 그대로의 ‘고급 소비’란 품질이 뛰어 나고 비싼 물건을 소비하거나 수준높은 소비를 하는 것을 의 미한다고 할 수 있겠다. 즉, 우리가 고급소비를 인식할때는 고급품을 소비한다고 느끼거나 품격이 있는 소비를 한다고 느 낄 때라고 설명될 수 있겠다.
Vigneron and Johnson (1999)에 의하면, 현대사회에서 하 나의 상품이 고급품으로 인정되려면, 단지 그 상품이 비싸거 나, 최첨단의 기능을 갖추었거나 희소성을 가진 것만으로는 부족하며, 소비자들이 그것을 그 이상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명품으로 인식한 경우에 속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. 즉, 소 비자들은 소비가치가 강한 명품을 소비함으로써 자신의 고유 한 정체성에 고급감을 부여하고자 한다는 말이다(Holt 1995). 이런 맥락에서 보면,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고급감을 인식하 게 하는 소비가치가 있느냐가 명품시장의 성패를 좌우하는 관건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.
국내 패션산업계에서는 명품과 고급품, 명품이미지와 고 급이미지의 개념을 동일하게 파악하면서, 고급품의 브랜드 이미지를 분석하고자 했던 다양한 선행연구들이 있어왔다(정 지원 2003; 조은아, 김미숙, 2004; 최선형 2003; 홍병숙 2003). 이승희, 이랑, 정소연 (2003)에서는 고급품이 브랜드 가치가 높고 브랜드 이미지가 고급스러워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는 고급품 구매자로서 고급품의 소비를 통해 소유에 대한 욕구와 행복을 추구할 뿐만 아니라, 자신의 부와 지위를 과시할 수 있는 소비가치를 중시함을 지적했다.
또한 박미정 (2001)은 수입 고급품 패션 브랜드 선호이유 를 가격이나 체형과의 적합성 같은 실용적 이유보다는 디자인, 색상의 우수성 또는 브랜드의 신뢰성, 우수한 명성과 고급 스러운 이미지 같은 심미적 이유나 상징적이고 표현적인 이 유 즉, 소비가치 때문임을 밝혔다. 박혜원, 전경숙 (2005)도 직 수입 의류 구매 연구에서 직수입 명품을 구매하는 이유를 품 질적인 측면, 고급스러운 이미지 측면, 유명 브랜드에 주는 신 뢰감 등의 소비가치들로 나누어 분석한 바 있다.